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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그리고

퇴사 14일째

by 하늘너머 2020. 9. 10.

1. 2주 지났을 뿐인데 일에 대한 기억은 점점 희미해진다. 생각해 보면 휴가 끝에 출근할 때도 그랬으니 자연스러운 일인 듯하다. 흐려지는 감각과 동시에 불안감이 차오른다. 예전 일도 무뎌지는데 새로운 일을 구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다. 그러는 와중에 퇴직금이 입금되었다. 예상보단 더 들어와서 좋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차곡차곡 저축을 늘려가며 일하겠지 하는 생각이 스스로를 괴롭힌다. 내일은 신용보증보험을 해지해야겠다. 

 

2. 새벽 2시에 잠들고 일어나서는 부족한 잠 플러스 알파를 낮잠으로 채우는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일할 때는 억지로라도 패턴을 바꿨는데 역시 절박한 이유가 없어서인가보다. 절박하다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싫지만 그 때는 싫은 소리 듣고 싶지 않아서 일어났더랬다. 오늘 하룻밤 정도는 새고 내일 분주하게 돌아다니면서 낮에 자지 말아야겠다. 밤을 새기에는 역시 넷플릭스, 왓챠가 적당하려나.

 

3. 토익 성적이 빨리 나왔다. 학부 때보다 떨어졌다. 바라던 결과는 아니었지만 공부를 안하고 봤으니 당연하다. 학부 때도 안하긴 했지만 그 때 생각을 한 건 요행을 바란 게 맞다. 엑셀이라든지, 컴활 공부랑 병행하면서 해야겠다. 엑셀은 특히 전 직장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거니까. 

 

4. NGO에 계시던 분과 연락을 하면서 역시 직업적 환상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직업이든 환상은 있게 마련이고 이게 또 새로 유입되는 인력을 만들지만 개인적 차원에서는 손해일 수 있다. 환상을 환상이라고 인정하고 들어갈 수 있어야 리스크가 적어지니까. 그런 생각은 있어도 환상은 남아 있던 터라 이제는 뭐가 내가 원하던 일인지 그런 일이 존재는 하는건지 근본부터 헷갈린다. 무슨 일을 벌이면 좋을까? 어쨌거나 실험적인 계획이 있을테고 현실적인 계획이 있을테고 그걸 동시에 진행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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