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고친애하는1 백수린 작가의 <<친애하고, 친애하는>> “봐라, 인아야. 세상엔 다른 것보다 더 쉽게 부서지는 것도 있어. 하지만 그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야. 그저, 녹두처럼 끈기가 없어서 잘 부서지는 걸 다룰 땐 이렇게, 이렇게 귀중한 것을 만지듯이 다독거리며 부쳐주기만 하면 돼.” 밖에선 비가 왔고, 신문지를 펼쳐놓고 바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많은 빈대떡을 부치던 할머니는 할머니 옆에 강아지처럼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나에게 세상 중요한 비밀을 알려주는 사람처럼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불안한 사람은 뭐든 확실한 것이 필요하잖아. 그게 미신이든, 음모론이든, 돈이든.” 이야기를 써본 뒤로 소설을 읽으며 작가가 어떻게 썼는지, 이런 묘사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나라면 이렇게 쓸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읽게 된다. 소설은 마치 에세이처럼 기억을 복기.. 2020. 10.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