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여자들이 이 책을 읽기를 바라면서 쓴다. 책을 읽으며 마치 평소 좋아하던 여성 멘토로부터 카페에서 커피를 기울이며(혹은 술 한 잔 하며) 사적인 만남 자리가 아니라면 얻지 못했을 지금 꼭 필요한 조언을 듣는 느낌이었다. (솔직히 표지는 몇 년 전 디자인 같아 보이지만 출간된 지 1년밖에 안된 책이다.) 직업과 도전할 때의 태도 등 말하자면 아주 디테일하면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교수로서 학생들을 만나며 실제 상담한 내용이 녹아 있어 생생하다. 시기적절한 책이라고 느껴졌다. 밑줄을 그은 부분들은 많았지만 여기 그 일부를 소개한다.
새로운 직장이 연봉은 더 높을지 모르나 그것만으로 직업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사람들은 대부분 직업을 바꿈으로써 얻을 보상들이 잃을 것의 두 배 이상이 되기를 바란다.
학생들은 본인이 얻고자 하는 것(새로운 직장)이 포기해야 하는 것(현재 직장)보다 얼마나 더 나은지 계산하고 싶어한다. 현재 직장의 안 좋은 점들(너무 협동적인 분위기, 업무의 비유연함, 승진 불가능, 열정이 남아 있지 않음)에 지쳐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직장이 이 단점을 모두 상쇄시키면서도 현재 직장의 장점(좋은 동료들, 짧은 통근시간, 적은 스트레스, 탕비실의 맛있는 커피 등)을 가지고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는 일들에 자격을 갖다 붙인다. 채용담당자가 정확히 딱 7년어치의 경력자만 찾고 있을 거라 지레짐작한다. 혹은 관련된 교육을 들어야만 그 분야에 지원할 수 있는다고 믿는다. 하지만 기회는 자기가 오고 싶을 때만 오고, 우리는 대개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이미 자격을 갖추고 있다.
기말고사만 끝나면, 3월의 전미대학농구 시즌만 끝나면, 지금 이 순간만 끝나면, 이 문제만 해결되면 괜찮아질 거야.
시작부터 흔들리거나 질투가 넘치고 끝이 없는 싸움을 거듭하거나 믿음이 부족하다면 그 관계가 건강하고 멋진 관계로 발전하기는 극히 힘들다. 물론 그럴 수도 있으나 그 모든 고난을 감수할 만큼 가치 있는 일은 아니다.(나아가 가치관을 양보할 필요도 없다. 사냥에 반대한다면 사냥꾼과는 사귀지 말라는 의미다.)
“제가 4.0 학점으로 졸업한다면 마침내 제 자신이 자랑스럽게 느껴질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학생을 수없이 많이 봐왔다. 우리는 크고 작은 것에 상관없이 언제나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 하나의 목표에 모든 것을 건다. 하지만 그 하나가 모든 것이 되는 날은 오지 않는다.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더라도 선택을 바꿀 순간은 대부분 찾아오며 우리에게 앞으로 주어질 선택의 수는 무한하다. 선택은 처벌이 아니라 보상이다. 인생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면, 우리는 근본적으로 보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일부라도 자격을 갖춘 사람들 중 부족한 능력을 어떻게 만회할지 상세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냈다. 그들은 본인의 모자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 채 지원했고 면접을 봤다. 이 모든 절차에 과감히 발을 내딛은 이들은 본인의 엇갈린 경력을 숨기려 들지 않았으며 되레 그것을 자신만의 강점으로 만들었다. 나의 능력과 그 능력에 관한 이야기를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설령 약점이라 할지라도 포장하자. 내가 가진 것을 바탕으로 나만의 목소리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사람들이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아한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과 같은 길을 걸어야 한다는 생각을 멈춰야만 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그 결과도 같아진다. A라는 선택지를 따라가다 보면 오로지 B로 도달할 수 있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나는 Z로 통과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어 보인다고 믿는 사람이다.
좋은 책을 발견하면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함께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대학생이든 이직을 앞둔 사람이든 새로운 출발 앞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직접 읽어보면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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